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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소개

황사평 성지는 제주교구가 공식 성지·순례지로 관리하는 장소로, 신축교안으로 희생된 천주교인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묘역에서 출발했다. 오늘날에는 교구가 미사를 안내하는 순례 공간이자 제주교회의 역사와 순교 신앙을 되새기는 장소로 자리하고 있다.

황사평의 의미는 사건의 한쪽만을 기리는 데 있지 않다. 제주교구의 역사 자체가 신축교안을 제주 사회와 교회 모두에 큰 상처를 남긴 비극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성지는 그 가운데 희생된 신자들의 죽음과 이후의 화해·기억의 과제를 함께 마주하게 한다. 또한 오랜 세월 제주교구의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안장되는 공간으로 기능하면서, 제주교회의 신앙 공동체가 죽은 이들을 기억하고 부활의 희망 안에서 기도하는 장소라는 의미도 더해졌다.

역사와 유래

황사평의 역사는 1901년 제주에서 일어난 신축교안의 희생자 매장 문제와 직접 연결된다. 제주교구 역사에 따르면 사건 뒤 희생된 신자들의 시신은 화북천 주변 등에 가매장되어 있었고, 별도의 매장지를 마련하는 일이 교회와 대한제국 정부 사이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교섭이 이어진 끝에 1903년 황사평이 천주교 희생자들의 매장지로 결정되었다. 한국가톨릭대사전은 같은 해 매장지 확정을 위한 정부와 교회 측의 협의가 진행되었고, 측량과 양도 절차가 마무리된 뒤 1904년 11월경 가매장되어 있던 희생자 유해가 황사평으로 이장되어 장례가 치러졌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황사평은 신축교안의 상처를 실제 묘역으로 간직한 장소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묘역의 의미와 기능도 넓어졌다. 1977년 9월 제주교구가 이곳에서 한국 순교 복자 현양대회를 연 뒤 관련 행사가 이어졌고, 이후 성역화와 묘역 정비가 추진되었다. 제주교구의 성직자와 평신도들도 이곳에 안장되면서 황사평은 신축교안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묘역이면서 동시에 제주교회 공동체의 죽은 이들을 품는 공간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황사평 성지의 형성 과정은 단순한 성지 조성사가 아니라, 폭력과 갈등 뒤에 남은 희생자들을 수습하고 기억의 장소를 마련한 역사, 그리고 그 기억을 후대의 신앙 공동체가 보존하고 기도 속에서 이어 온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 가톨릭 장소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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